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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열전2 ::돌아온 엄사장

(지난 8월 막을 내린 연극열전 참가작 돌아온 엄사장 입니다.)


 

돌아온 엄사장!

박근형(연출) 그러니까 극단 ‘골목길’의 전작 <선착장에서> 걸지게 욕지거리를 해대던 미워하고 싶어도 묘하게 애정을 쏟고 싶은 넓은 이마의 엄사장이 돌아왔다!




줄거리야 어디에서든 찾아 볼 수 있지만 수고를 덜어드리기 위해서 이곳에 옮겨드린다.

시놉시스, 

개인의 욕망과 이기심을 위해 울릉도에서 포항으로 올라온 엄사장과 그의 주변 인물들!

‘큰 형님’을 위해 선거운동을 시작하다. 울릉도에서 무료한 생활을 하던 엄사장은 폭등하는 부동산 가격으로 하루하루가 행복한 나날이다. 그러던 어느 날 평소 존경하던 형님의 부름을 받고 포항 요식업 중앙선거 참모를 하기로 한다. 엄사장은 그날로 울릉도 생활을 청산하고 포항으로 떠난다. 포항에 도착한 엄사장은 큰형님의 선거를 위해 온몸을 다해 헌신한다. 하지만 선거일은 점점 다가오는데 큰형님의 지지율이 올라가지 않는다. 위기의식을 느낌 엄사장은 울릉도의 옛 친구들에게 도움을 청한다. 위기의식을 느낀 엄사장은 울릉도 옛 친구들에게 도움을 청한다. 마침내 울릉도 친구들은 포항으로 올라와 엄사장을 도울 것을 결심하고 최선을 다해 선거운동을 펼치는데......



따뜻한 사람 엄사장.
필자가 <돌아온 엄사장>을 관람하게 된 시점은 초연이 시작 된지 한 달 후인 2008년 06월 22일. 05월 말, <돌아온 엄사장> 초반 공연을 다녀온 필자의 친구는 뭔가 다듬어 지지 않은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어 실망한 상태라며 탄식했다. 하지만 친구의 탄식이 더 깊었더라도 필자는 <돌아온 엄사장>을 관람했을 것이다.

연극과 같은 공연물은 영화처럼 모든 작업이 마무리 된 상태에서 상영되지 않는다. 다시 말해 공연이 오른 후에도 계속되는 수정의 과정이 있기 때문에 얼마든지 초연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관객과 배우가 직접적으로 호흡하는 공연물을 보러 갈 때에는 언제나 막이 오르기 전에 두근두근 얼굴을 알 수 없는 멋진 남자를 만나기라도 하는 것처럼 설렌다.

암전. 그리고 오프닝 <선착장에서>와 같은 오프닝 음악으로 <돌아온 엄사장>과 이어진 극임을 관객에게 간접적으로 전달하였다. (물론 <선착장에서>를 관람하지 않은 관객들이야 어찌 알겠냐마는...)



<돌아온 엄사장> 시놉시스에서만 보아도 엄사장과 그 측근들이 벌이는 왁자지껄한 이야기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필자에게 가장 선명하게 보여진 것은 막가파, 무대뽀 엄사장도 인간이고 아버지라는 것이었다. 그가 하는 행동을 보면 대한민국에 그의 피를 가진 아이가 한 명도 없으리라는 보장을 하기가 절대적으로 힘들다. 그러기에 갑자기 나타난 엄사장의 아들(고수)이 전혀 생뚱맞지 않고 당연하게 느껴진다.


동생들에게는 폭언과 폭력 하고 싶은 말 못할 말 숨기지 않는 엄사장 이지만 그도 따뜻한 피가 흐르고 울렁거리는 가슴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아들과 빚어지는 사건들을 통해서 이야기 한다.

<선착장에서>의 막가파 엄사장이 아닌 <돌아온 엄사장> 우리와 다르지 않은 돌아온 인간 엄사장을 보여주며 인간에게 있어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본질적으로 중요시해야하고 우선시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진지한 물음을 관객이 퇴장하는 뒤꿈치에 살짝쿵 또 코믹하게 던진다.


박근형 작, 연출

구렁이 담 넘어가듯 이게 아닌 것 같은데 맞는 것 같이 만드는 스토리는 박근형(작,연출)의 특징이다. 그의 작품을 보면 언제나 예측하지 못한 방향으로 상황이 전개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표현하고 싶은 것 말하고 싶은 것을 모두 보여주고 자연스러운 막을 내린다. 

늘 조금은 거칠고 차가운 듯 보이는 작품을 내 놓지만 끈끈하고 따뜻한 인간애와 빠지지 않는 유머 감각은 그의 극의 완성도를 높인다.

<청춘예찬>으로 박해일 이라는 배우를 발굴하고 연기에 대해서 의심할 여지가 없는 ‘골목길’이라는 극단의 선장이다.


‘연기자’ 고수 ‘배우’ 도약하다.

군복무를 마친 연기자 고수가 <돌아온 엄사장>을 복귀작으로 정했다. 연극을 하던 배우가 TV나 영화에 나오면 어색하지 않지만 TV나 영화에 나오던 배우들이 연극을 하면 어색한 경우가 허다하다. ‘연예인’ 혹은 ‘연기자’라는 타이틀이 더 익숙한 고수가 <돌아온 엄사장>으로 ‘배우’ 타이틀에 문을 연다.



돌아온 엄사장의 힘!

<선착장에서>가 <돌아온 엄사장>으로 한층 더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엄사장 이라는 캐릭터의 힘 때문이다. 크지 않은 키, 작지 않은 얼굴, 좁지 않은 이마, 고급스럽지 않은 말투, 유행에 뒤떨어지는 패션센스. 뭐 하나 사랑스러운 점이 없지만 미워할 수 없는 묘한 매력을 지닌 엄사장.

그런 엄사장을 완벽 소화해 낸 배우 엄효섭.

멀티플렉스 스크린, TV브라운관에서도 심심치 않게 그의 연기를 볼 수 있지만 그가 심지 굵은 연극배우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그가 엄사장 역을 연기하지 않았다면 과연 <돌아온 엄사장>이라는 연극이 세상의 빛을 볼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된다.

배우 엄효섭이 엄사장이라서 <돌아온 엄사장>이 더욱 반갑다.












초반 공연의 평이 어찌되었던 간, 필자는 이 공연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박근형(작,연출)과 반가운 얼굴 고수, 안정감 있고 편안한 작품을 보여준 ‘골목길’ 단원들, 그리고 돌아온 엄사장! 에게...



by 왓썹베이비 | 2008/09/29 20:59 | #20 무대 위에서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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